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천식환자의 운동
천식환자 이미지

‘마린보이 박태환, 프리킥의 마법사 데이비드 베컴, 농구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먼’.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미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 천식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반열에 오른 운동선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어린 시절 천식을 이겨내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라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운동이 천식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모두가 획일적인 방법으로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천식은 폐 속 기관지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여러 가지 원인들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천식을 유발하는 원인과 천식 유발인자에 대한 저항력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알레르기 천식을 가진 환자의 경우 운동은 기관지를 더욱 수축시켜 극심한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적정 운동강도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천식발작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차고 건조한 날씨는 기도 내의 수분과 온기를 소멸시켜 기도의 자극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천식환자의 안전한 운동을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황사가 심한 날이나 대기오염이 심한 장소에서의 운동은 되도록 피하고, 실내에서 하는 운동의 경우도 환기가 잘 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을 잘 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으로 인해 천식 증상이 발생한다면, 운동하기 30분 전에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미리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약물을 사용하면서까지 운동을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기관지가 좁아진 상태로 굳어지게 되면 건강에 있어 보다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 내에서는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관리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식이 잘 조절된다면 모든 운동을 수행할 수 있는데, 특정 형태의 한가지 운동만 하기 보다는 유산소운동, 저항성운동, 유연성운동을 균형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호흡근의 근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호흡근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추가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소운동(Aerobic Exercise)

심폐체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유산소운동은 자신에게 맞는 운동형태를 선택하여 일주일에 최소 3일에서 5일 이상, 하루 30분에서 60분 이상을 실천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상체와 하체의 큰 근육들을 되도록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고,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운동으로 한가지 이상의 운동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입니다.

저항성운동(Resistance Exercise)

천식환자의 경우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유산소운동뿐만 아니라 저항성운동 역시도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저항성운동은 일주일에 2~3일 정도하는 것이 권장되며 무조건 많이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운동을 하였다면 하루는 휴식을 주도록 합니다. 상체와 하체 운동을 골고루 하고 각 동작은 8~12번을 3세트 정도 반복합니다.

유연성운동(Flexibility Exercise)

운동상해를 예방하고 근육과 관절의 건강에 효과적인 유연성운동은 자주 할수록 도움이 됩니다. 일주일에 최소 2일 이상 실천하는 것이 권장되고, 전신을 충분히 풀어줄 수 있도록 합니다. 유연성운동을 할 때 몸의 반동을 이용하기 보다는 올바른 호흡법과 함께 근육과 관절을 서서히 늘려주는 것이 좋으며 각 동작은 2~4번 정도 반복합니다.

운동의 강도와 시간 설정이 중요!

무리한 운동은 약이 아니라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천식환자의 운동에서는 운동의 강도와 시간을 잘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높은 강도로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물론 피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낮은 강도의 운동을 짧게 하는 것도 운동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체력수준에 따라 운동의 강도와 시간을 점차적으로 높여가도록 하고, 운동 전과 후에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충분히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글_ 박태진, 운동처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