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달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은 주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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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술이라도 쓰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지만, 반대로 달게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술이 달아 먹기 좋다고 하는 사람은 주당으로 여겨집니다. 사람에 따라 술맛이 각각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술이 달게 느껴지는 이유
TAS2R38 유전자의 영향

기본적으로 알코올은 쓴맛이 납니다. 사람마다 같은 알코올을 다른 맛으로 인지하는 이유는 유전자 차이일 수 있습니다. 사람의 7번 염색체에는 TAS2R38이라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 중 AVI 형을 가지고 태어나면 상대적으로 쓴맛에 둔감합니다. 따라서 술의 쓴맛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실제로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과음할 위험이 1.5배 더 높다는 국립암센터 연구가 있습니다.

반대로 쓴맛에 민감한 PAV 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이 유전자가 있으면 다크초콜릿, 커피, 채소, 맥주 등 쓴맛이 나는 식품을 잘 먹지 못합니다. PAV형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AVI형 유전자가 있는 사람보다 쓴맛을 약 100~1,000배 더 민감하게 느낍니다.

단맛을 내는 감미료

주류회사들은 알코올 향과 쓴맛을 줄이기 위해 술에 당을 첨가합니다. 최근 무설탕 열풍이 불면서 주류에도 효소 처리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등 인공감미료가 들어있습니다. 인공감미료는 적은 양으로도 설탕보다 단맛을 내며 열량은 더 낮습니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 느껴지는 단맛이 인공감미료 때문일 수 있습니다.



만드는 곳에 따라 다른 술의 맛?
‘F1’, ‘F2’ 표기

한편, 주류의 제품 라벨에 표기된 F1, F2, F3, F4는 술의 맛과 관계없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제조 공장 표기인 F1(Factory 1), F2에 따라 소주 맛이 다르다는 주장이 퍼진 바 있습니다. F1은 이천 공장, F2는 청주 공장, F3는 익산 공장, F4는 마산 공장을 뜻합니다. 공장마다 소주를 만드는 데 쓰는 물이 달라 이천 공장에서 제조한 술이 가장 달고 나머지는 쓰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공장마다 쓰는 물이 다르더라도 정제 과정을 거치면 맛이 같아집니다. 감미료 종류, 배합 비율이 모두 같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청주, 마산 공장은 소주 완제품을 소주병에 집어넣는 병입 작업만 진행합니다. 따라서 제조 공장에 따라 술이 달거나 쓰게 느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떤 종류의 술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술이 유독 쓰게 느껴져서 못 마시는 분들이라면, 술 대신 과즙 음료나 차를 마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술을 꼭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감미료가 많이 첨가된 증류주 대신 와인 같은 발효주 중 도수가 낮은 것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쓴맛을 덜 느끼는 분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피해가 없으니, 술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실 때 편하다고 해서, 몸이 피해를 덜 받는 건 아닙니다. 알코올을 대사하면서 간이 받는 피해와 뇌세포가 혈중 알코올에 의해 파괴되는 건 피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잘 알려져 있듯이 알코올은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금단증상과 내성이 심해집니다. 과음은 되도록 피하고, 본인의 적정 음주량을 지켜 건강한 음주 습관을 지니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