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담배와 권투를 하고 있는 그림

‘백해무익(百害無益)’의 대명사로 꼽히는 담배. 하지만 일부 담배 옹호론자들은 담배가 주는 정신적인 기쁨과 체중 감량에 대한 효과를 운운하며, 최소 ‘백해이익(百害二益)’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담배가 주는 일시적인 쾌락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담배가 체중 감량에 확실한 효과가 있을까요? 그리고 흡연을 통해 무조건 체중만 적게 유지시키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담배와 체중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흡연자의 비만도가 낮은 것은 사실!

최근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체중 감량이나 살이 찌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흡연을 하는 사람들의 비만도와 관련된 연구는 다양한 기관에서 실시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인 연구가 많은데, 여전히 논란은 있지만 일반적으로 흡연자의 비만도는 비흡연자와 비교하여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흡연자의 비만도가 비흡연자보다 낮은 이유는 담배의 독소를 해독하는데 사용되었던 에너지가 그대로 쌓이는데다,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과 도파민(dopamine)의 분비를 촉진하여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설명됩니다. 또한, 니코틴은 안정 시 대사율과 지방 산화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식욕을 억제하여 단기적인 식사섭취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의 체중감량 효과는 일시적!

이러한 내용들만 본다면 담배가 체중 감량에 확실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니코틴의 식욕억제 효과가 매우 짧아 반동성으로 정규 식사의 에너지 섭취량을 더욱 늘릴 수 있고, 흡연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술을 마실 때 담배를 많이 피운다거나 커피를 많이 마시는 등 비만을 유발하는 다른 생활습관이 나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또한, 니코틴에 의한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코티졸과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어 복부비만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금연 후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도 일시적이어서 장기적으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체중이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흡연을 체중 관리의 한가지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설령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향이 있다 하더라도, 복부비만의 위험률은 오히려 증가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여러 만성질환을 비롯하여 심뇌혈관 질환이나 암 같이 생명에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은 높아지게 됩니다. 금연 후 일시적으로 체중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단, 금연으로 체중이 증가하게 되면 인슐린 수치에 문제가 생겨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금연과 동시에 운동과 식이 등의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여 체중 관리를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_ 박태진, 운동처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