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변화에 따른 소화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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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혹은 목욕탕의 입구에서 ‘식후 30분 이내에는 입수를 금합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간혹 보셨을 것입니다. ‘든든하게 밥을 먹고 목욕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러한 경고는 전문적인 의학적 근거에 따른 것입니다. 식사 이후에 생기는 체온 변화와 소화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식사 섭취 후 체온의 변화
식사 섭취와 체온 변화

사람의 정상 체온인 36.5 ℃를 기준으로, 식사 이후 위장에 음식물이 머무르는 시간은 약 40분 정도입니다. 위에서 음식물이 일부 소화가 되고, 약 20분 정도 지나면서 십이지장으로 분해된 음식물이 넘어갑니다. 약 40분 정도면 거의 모든 음식물이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갑니다. 다만, 물이나 유동액(죽, 미음 등)을 섭취하였을 때, 식후 약 20분 정도면 모든 음식물이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갑니다.

음식물이 위장으로 유입되면 위장으로의 혈류가 증가하여 위장의 수축 및 이완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소화작용이 진행됩니다. 이때 갑자기 체내의 온도 변화가 생기면, 위장의 기능이 갑자기 저하되면서 소화장애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뜨거운 목욕탕 물(40~42℃)에 입수하면 피부의 혈관이 이완되면서 많은 혈류가 흐르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위장으로의 혈류량은 감소하게 되므로, 식사 이후 목욕물에 들어가면 소화 기능이 저하됩니다.

반대로, 차가운 수영장(24~26℃)에 입수하면 갑자기 체온이 내려가면서 위장으로 분포하는 혈관이 수축하여 혈류량은 감소하게 됩니다. 식사 이후 수영을 하는 것 역시 소화장애를 발생시킵니다.

따라서 식사 후에는 약 40분 정도가 경과한 다음 목욕이나 수영을 즐기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또한, 온도가 낮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직후에는 체온이 정상보다 낮은 상태여서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저하되므로, 되도록 식사를 늦추는 것이 좋습니다. 신체 온도와 소화의 정도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원활한 소화 작용을 위해 체온의 변화를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적절한 온도로 샤워하기

그렇다면 목욕할 때 물의 온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결론적으로 차가운 물, 뜨거운 물 모두 좋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차가운 물을 몸에 끼얹으면 일시적으로 혈압 및 심박수가 증가하여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약해진 혈관의 압력이 갑자기 증가하여 건강상의 이상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뜨거운 물은 피부의 수분을 제거해 피부를 건조해지게 만듭니다. 특히 건조한 겨울철 뜨거운 물로 목욕한 후 보습에 신경 쓰지 않으면 모공각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모공각화증은 흔히 닭살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작은 돌기가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또한 뜨거운 물로 목욕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단발성 증상이지만 어지럼증으로 인해 넘어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체온보다 약간 따뜻한 정도의 수온을 맞추어 20분 이내에 샤워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수영이나 사우나를 지나치게 오래 할 경우, 탈수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주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