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의 흰 가루는 무해할까? 올바로 채소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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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을 섭취하는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방법은, 각종 영양제를 챙기기보다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섭취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잔류 농약입니다. 과일이나 채소의 세척 시에는 미량의 농약이나 이물질을 더욱 깨끗하게 제거하기 위해 종류별 주의사항을 알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껍질을 깎지 않고 먹는 포도 같은 경우, 겉에 있는 흰 가루가 농약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이 흰 가루는 무엇인지, 어떻게 씻어 먹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흰 과분’ 많은 포도가 더 건강
흰 과분의 정체

포도에 하얗게 가루가 낀 것을 블룸이라고 합니다. 과일에 포함되는 지질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천연 보호 성분이 포도의 표면에 묻어 나오는 겁니다. 화분이라고도 불리며 포도 외에도 사과, 오이, 수박, 자두, 블루베리, 브로콜리 등에도 나타납니다. 이 흰 가루는 비 혹은 이슬 등의 수분을 비롯하여 세균의 번식이나 질병을 예방하고 수분 증발을 막아 신선함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과분과 농약 자국 구별하기

건강하게 잘 자란 포도를 먹고 싶다면, 과분이 잘 발달한 포도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포도 과분은 비, 먼지 등의 물리적 자극과 농약 같은 화학적 자극에 잘 손상됩니다. 포도 표면에 흰 가루 같은 것이 많아 광택이 없다면, 포도알에 농약이 묻지 않았단 뜻입니다. 농약이 묻은 포도알은 말라붙은 농약 자국이 얼룩무늬로 남아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포도의 과분은 표면에 곰팡이가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며, 먼지가 들러붙는 것도 막아냅니다. 반면 농약이 묻은 포도알은 모양이 번들번들합니다. 농약으로 과분이 파괴됐기 때문인데, 포도 표면에 과분이 많이 있다면 농약이 잘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표면에 흰 가루 같은 것이 많아 광택이 없는 포도는 보기에는 예쁘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자랐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깨끗하게 포도 먹기

한편, 포도에 농약이 묻어있을까 걱정돼 포도알을 일일이 물에 씻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포도송이를 통째로 1분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헹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먹을 때 껍질을 제거하기만 해도 잔류 농약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실험한 결과,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사용할 때보다 흐르는 물에 채소를 씻을 때 잔류 농약 제거율이 더 높았습니다.



올바로 채소 씻기
쌈 채소는 받은 물에 세척하기

가을이 되면서 부쩍 늘어난 캠핑이나 나들이에서는 고기와 함께 쌈 채소를 먹는 경우도 많아집니다. 쌈 채소의 경우 흐르는 물에 세척하는 방법보다 바가지에 물을 받아서 씻는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농촌진흥청 실험에 따르면 물에 담가 씻는 첫 번째 세척에서 농약 제거율이 가장 높았으며, 제거되는 농약의 80%가량이 없어졌습니다. 이를 3회로 늘렸을 때는 흐르는 물에 1회 씻는 것보다 잔류 농약 제거율은 최대 2배까지 높아지고, 물 소비량도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쌈 채소를 씻으면 물도 낭비되고 농약 제거도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받은 물에 쌈 채소를 담그고, 손으로 흔들면서 3회 정도 씻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파는 한 겹 제거하고, 오이는 소금으로 세척하기

파의 경우 뿌리에 농약이 가장 많다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뿌리보다 잎에 더 많은 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파의 시든 잎과 외피 한 장은 떼어버리고 씻는 것이 좋습니다.

오이는 먼저 표면을 문질러 씻고, 2차로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지른 후 다시 씻어주면 가장 좋습니다.

사과나 딸기는 ‘꼭지’ 부분 제거하기

사과는 껍질째 먹는 대표 과일로, 그만큼 꼼꼼한 세척이 필요합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꼭지가 달린 부분인데, 꼭지 부분은 움푹 들어가 있어 상대적으로 농약이 잔류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사과를 먹을 때는 이 부분을 잘라내고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딸기도 꼭지를 떼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세척 시에는 꼭지를 떼지 않은 채 물에 잠시 담가놓았다가, 이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