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수술하면 되죠?
“교수님,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제가 요실금이 있어서요, 깔끔하게 수술 좀 해주세요.” 처음 내원한 50대 환자는 지금까지 부끄러워 병원을 찾지 않았지만, ‘간단한 수술만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더라’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큰 마음을 먹고 병원에 찾아 왔다고 합니다. 필자는 진료를 본 후 수술할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환자는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는 절박성 요실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환자는 꼭 좀 수술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모든 요실금에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요실금을 잘 알지 못하고 벌어지는 해프닝입니다. 요실금에는 웃거나 기침할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이 급하게 마려워 화장실에 가는 중이나 옷을 완전히 내리기 전에 옷에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이 있습니다. 이중 복압성 요실금은 약제에 효과가 적어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절박성 요실금은 약제로 치료하는 병이지 수술적 치료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요실금은 여성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60대 이하에서는 여성 요실금이 많지만, 60대부터는 남성 요실금이 여성 요실금을 상회합니다. 다만 여성은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등 다양하고, 남성은 절박성 요실금이 대부분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절박성 요실금이 늘어나 고령일수록 빈도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요실금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복압성 요실금은 출산 후에 잘 발생하므로 30대에도 요실금은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남성 요실금은 주로 약제로 치료하고, 여성은 젊은 경우 수술적 치료가, 고령인 경우 약제가 적용됩니다. 이와 같이 요실금은 필요에 따라 수술, 약제, 운동요법 등 다양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치료를 하더라도 배뇨습관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올바른 배뇨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
그런데 잘못된 지식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습관을 키우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잘못된 것이 소변을 참으면 나쁘다는 생각입니다. 정상 방광의 크기는 400~500ml 정도인데, 500ml 이상 참는 것은 옛말처럼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민성 방광(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빨리 가야 하는 질환)과 절박성 요실금 환자는 1회 배뇨량이 대부분 100~200ml 정도에 불과하여 소변이 마렵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배뇨를 하게 되는데, 이것은 좋지 못한 습관입니다. 따라서 소변이 마렵다 하더라도 가능한 참아서 1회 배뇨량이 300ml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300ml까지 참고 싶어도 참지 못하고 옷에 지리는 일이 발생한다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시면 몸에 좋다는 말을 믿고, 요실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잘못된 습관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소변양이 1,500~2,500ml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요실금이 있는 환자는 요량이 많아지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소변량이 1,500ml 정도가 되도록 권하는데, 물을 1,000ml(물 5~6컵) 정도 마시면 다른 음식에서 섭취하는 수분이 있어서 대개 요량이 1,500ml 정도 되게 됩니다.
그 밖에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
요실금과 섭취하는 음식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신 음료와 신 과일, 카페인 함유 음식(커피, 차, 초콜렛), 탄산수 등은 절박성 요실금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변비를 유발하는 음식도 좋지 않습니다. 만성 변비로 복부에 힘을 주는 습관이 생기면 요실금을 유발시킬 수 있어 현재 변비 증상이 있다면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절박성 요실금을 치료하는 약이 변비를 유발 혹은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변비가 없던 환자도 유발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겨울철이나 추운 날씨는 방광 근육의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요실금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인터넷 정보나 질병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의 옳고 그름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므로,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 병을 악화시키기 않는 슬기가 필요합니다.
글_ 민권식,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비뇨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