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도 참으면 병이 된다?
소변이 마려워서 괴로워하는 그림

소변은 참으면 병이 될까? 먼저 정상적인 배뇨에 대해 알아보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성인의 방광은 일반적으로 300~400cc 정도의 소변을 저장하게 되며, 하루 5~6회 이내로 배뇨를 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빈뇨의 정의는 하루 8회 이내의 배뇨, 야간빈뇨, 또는 야간뇨의 경우 1회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하루 8회 이내의 배뇨는 정상이라는 말입니다. 또한 배뇨 후 방광이 비워진 후 다시 방광이 소변으로 충만해지기 시작하면서 처음 요의를 느끼게 되지만 이 때의 요의는 필요하면 배뇨를 늦출 수 잇는 정상적인 느낌입니다. 이후 배뇨를 늦추게 되면 강한 요의를 느끼게 되고 배뇨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정상 성인들은 배뇨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소변을 참으면 병이 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러 가고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과민성 방과의 경우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게 합니다. 한국의 자료를 보며 40대 이상의 성인에서 약 20%가 요 절박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즉 열명 중 두명 정도는 과민성 방광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는 최소 3~6개월 이상의 항콜린제를 투여하지만 행동치료도 같이 하게 됩니다. 행동치료는 요누출이 없다면 배뇨의 간격이 2~4시간을 유지할 수 있게 한번에 배뇨 간격을 15~30분 정도 참으라고 교육을 시키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정상적인 배뇨간격인 2~4시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과민성 방광에서 행동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갑자기 배뇨 횟수가 많아지고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배뇨시 통증이 있고 빈뇨가 생깁니다. 염증에 의해 아무리 해도 소변을 참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단순방광염은 3일 정도의 항생제 복용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경우라면 소변을 굳이 오래 참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음주를 하거나 물을 과하지 않게 음용하는 경우 대부분 2~3시간의 간격으로 배뇨를 하게 됩니다. 이때 첫 요의를 느끼고 이후 배뇨를 늦출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병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아랫배가 볼록해 질 때까지 매번 소변을 참는 경우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50대 이후 남성에서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되는 경우 과도하게 소변을 참는다면 방광근육의 이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때는 환자 본인이 잔뇨감을 느끼거나 아랫배의 볼록함을 인지하게 되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하고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만약 이런 경우가 오래 지속하게 되면 방광근의 수축력이 떨어져서 적절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도 불구하고 배뇨를 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비뇨기과 의사와 배뇨에 대해 의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가 오래되거나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당뇨병성 방광병증이 생길 위험이 큽니다. 이것은 방광의 근육이 약해지는 것으로 과도하게 방광 내 소변이 많이 차게 됩니다. 하루 2~3번, 한번에 500cc 이상 배뇨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서서히 방광 근육이 약해져서 수축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고무줄이 탄성을 잃어버리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 이치와 같은 원리로 당뇨병이 방광의 이상을 초래하고 이와 동반되어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본인이 하루 8회 이내의 배뇨를 하고, 잔뇨감이 없고 생활에 불편감이 없다면 정상적인 배뇨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과 비교하여 자주 배뇨를 한다거나 횟수가 적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정상범위를 벗어나면, 그리고 과하면 우리의 몸에 독이 된다는 사실만 명심하길 바랍니다.

글_ 김인근,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비뇨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