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프면 협심증?
201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심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중 3번째로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중년 돌연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슴이 아프면 협심증이 아닐까?’하고 우선 걱정을 하게 되며 특히, 주위에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치료 받은 사람들이 생기면 가슴통증은 더할 수 없는 두려움의 존재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흉통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상당히 많습니다. 심각한 질환 없이 느낄 수 있는 흉통에서부터 직접적으로 생명과 관련된 치명적인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 질병이 존재합니다.
인체의 흉곽 부위에는 심장 및 대동맥, 폐, 식도 및 위 등의 다양한 장기가 존재하며 이러한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갈비뼈 및 흉곽 근육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이중 어느 한 곳에 이상이 있을 때 모두 흉통을 유발할 수 있게 됩니다.
갈비뼈 등의 일시적인 염증에 의한 늑연골염증은 직접적으로 생명과 관련되지 않은 비교적 경한 질환이나 실제 흉통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며, 위장관계 질환으로는 역류성 식도염을 포함한 식도질환이 있으며, 소화성 궤양도 흉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폐관련 질환으로 기흉, 폐렴, 폐암, 늑막질환 등의 다양한 질환에 의해서도 흉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증상과는 달리 흉통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민감해야 하는 이유는 실제 흉통의 원인은 시간을 다투는 응급질환이 많이 있어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처치,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급성 심근경색, 협심증, 폐종맥 색전증, 대동맥 박리와 같은 질환은 흉통으로 증상이 나타나 응급치료를 요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그 중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전형적인 통증 양상은 앞가슴 쪽에서 왼쪽 어깨와 왼쪽팔로 퍼져가며, 목, 턱, 치아에 이르기까지 통증이 뻗치기도 하며, 쥐어짜는 듯한, 뻐근함, 조여듦, 무거운 것으로 눌리는 듯함, 터지는 듯 답답함 등의 통증을 주로 보이나 이 이외도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자기 시작한 심한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 빠른 시간내에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져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즉,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필요한 만큼의 산소와 영양을 공급할 수 없게 되는 ‘심근허혈’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요즘은 한 낮의 따뜻한 기온과는 달리 아침과 저녁의 기온은 생각보다 쌀쌀해 일교차가 심합니다. 아침저녁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체내 혈관은 반사적으로 수축하게 되고 그로 인해 피의 공급이 줄게 됩니다. 심장은 이에 영향을 받아 온 몸에 체온을 올리기 위해 더 빠르게 운동을 하는데, 이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더구나 겨우내 자신도 모르게 쌓인 체내 지방이 혈관에 축적돼 심장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활동량이 증가하면 이 또한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이것이 봄철에 협심증이 많이 발병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상에서 언급했듯이 흉통은 상당히 다양한 원인 질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 임의로 질환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금물이며, 흉통이 발생했을 때에는 최대한 빨리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 아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_ 진한영 교수, 부산백병원 순환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