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물 8잔, 꼭 마셔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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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지키려면 하루에 물 8잔을 챙겨 마셔야 할까요? 물을 많이 마셔야 피부가 좋아지고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명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8잔의 근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하루 물 섭취에 관한 논쟁은 꾸준히 있습니다. 하루 8잔 물 섭취의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하루 물 8잔의 유래

하루에 물 8잔을 먹으라는 권장 사항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70년 전인 1945년, 미국 식품영양위원회가 1kcal당 1mL의 물을 마시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성인의 하루 권장 열량이 2,000~2,500kcal이므로, 하루 2L 정도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하루 물 섭취량을 1.5~2L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 한 잔이 약 250mL인 것을 고려했을 때, 총 8잔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하루 중 대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량 1.6L,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량 0.6L, 호흡을 통해 수증기로 배출되는 수분량 0.4L를 더한 2.6L만큼(10잔)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물 섭취량은 약 960mL입니다.



하루 물 8잔, 긍정론

하루에 물 8잔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대부분 미국 식품영양위원회나 WHO의 수분 섭취 권장량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들이 권고하는 물 8잔 이상을 마셔야 우리 몸이 제대로 기능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가정에 따라 물 섭취량이 이보다 부족하면 피부가 노화되거나, 몸의 전반적인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우리 몸에서 물이 해야 할 일이 잘 안 이뤄진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도 더러 있습니다.

미국 국립신장재단에 따르면, 2015년 물을 하루 8잔 이상 마시면 신장결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7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9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250mL 용량의 잔으로 하루 8~10잔의 물을 마신 사람의 신장결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연구팀은 물이 소변의 노폐물 농도를 낮추고, 소변을 자주 보게 함으로써 결석을 형성하는 물질이 신장과 요로에 침착될 확률이 줄기 때문으로 추정했습니다.



하루 물 8잔, 부정론

하루 8잔의 물이 불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미국 식품영양위원회가 70년 전 발표한 권고에 기반을 둡니다. 해당 권고안에는 하루 2L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내용에 덧붙여 '섭취하는 음식 속 수분으로 필요한 물의 대부분이 충족된다'라는 점이 함께 강조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에는 인디아나 대학 의대 소아청소년과 아론 캐럴 교수가 뉴욕 타임스에 '하루 8잔의 물을 마실 필요 없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그 밖의 연구 결과로는, 수분 섭취량이 턱없이 모자라는 탈수 상태가 되면 피부 탄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일이라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내용과 하루 8잔의 물이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고,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미국 다트머스 대학의 논문 정리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영양학회, 1일 물 충분 섭취량은 4~5잔

한국영양학회가 만든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녀별 수분 충분 섭취량은 4~5잔입니다. 성인 남성이 하루 섭취해야 하는 총수분량은 2,100~2,600mL이지만 음식물을 통해 1,100~1,400mL를 섭취하고 있으므로, 물이나 음료로 따로 섭취해야 하는 양은 1,000~1,200mL입니다. 성인 여성이 하루 섭취해야 하는 총수분량은 1,800~2,100mL이고, 이 중 물이나 음료로 따로 섭취해야 하는 양은 900~1,000mL입니다. 따라서 성인은 하루에 1,000~1,200mL, 물 4~5잔을 마시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