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깜빡, 치매 초기일까요?

치매란 정상적인 뇌가 후천적으로 질병이나 외상 등에 의하여 손상이 되어 인지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입니다. 65세 이상 이후 노년기에 많이 생기는데 65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5~7명, 80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3~4명 정도에서 발생하며, 최근 노인인구의 빠른 증가로 치매 환자의 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치매’하면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며, 흔한 ‘뇌혈관 질환에 의한 치매’나 갑상선 저하증, 신경매독, 비타민 부족, 우울증, 후천성면역결핍, 알코올중독, 외상 후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뇌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이미지 (정상인의 뇌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깜빡 깜빡, 치매 초기일까요?”

진료받으러 오는 분들이 흔히 느끼는 불편감은 “얼마 전에 했던 약속 등을 까맣게 잊는다”, “물건을 놔두고 찾지 못한다”, “적절한 단어나 사람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는다” 등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뇌세포의 수가 줄어들면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능력이 조금씩은 감소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중년 이후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며 30대부터 서서히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모두 병은 아닙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신경 써야 할 일들도 많아지면서 기억을 등록, 유지, 회상시키는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는 경우, 주의력이 떨어지는 경우 이러한 건망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치매 검사는 어떤 것이 있나요?”

치매의 검사는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혈액검사와 뇌영상 검사 그리고 인지기능 검사입니다. 혈액검사는 갑상선 기능검사, 비타민 및 엽산 부족 등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하여 실시합니다. 뇌영상 검사로서는 뇌CT와 뇌MRI가 있고, 퇴행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 및 뇌종양 등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합니다. 인지기능검사는 신경 심리사와 1시간 내지 두 시간 가량 문답형식 테스트로 진행되며 치매의 원인감별 및 중등도, 경과를 알 수 있습니다.

“치매는 치료가 가능한가요?”

처음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 중 치료가 가능한 치매(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증, 비타민/엽산 저하증, 신경매독 등)는 전 환자의 10%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경과에 내원해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알츠하이머형 퇴행성 치매는 5~10년에 걸쳐 점차 나빠져서 결국에는 합병증으로 인하여 사망하게 되는데 이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진행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어 적절한 시기에 투약을 하면 15~20년까지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가 되고, 여러 행동이상(공격성, 안절부절 못함, 수면장애, 배회 등)을 보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 보다는 이러한 행동이상에 의한 문제가 더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약은 아직까지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운동과 금연, 절주, 건강한 식단 섭취 등을 지키는 것이 치매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_ 김지영 교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과